

19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예탁증권서류(F-6)에 ADR 물량 2.5%(1억 7790만 주)의 10배인 17억 7900만 주를 수탁 한도로 명시했다. 이로 인해 시장에서는 한국예탁결제원이 SK하이닉스가 ADR을 위해 발행한 신주를 국내에 상장하는 29일을 기점으로 22.5%가 전환돼 한미간 주가 프리미엄을 좁힐 것이라는 기대감이 제기된 바 있다.
익명의 정통한 관계자는 “25% 등록은 ADR이 국내로 전환돼 미국에서 소멸한 후 다시 부활할 경우에 대비한 여유 물량일 뿐 본주의 전환 한도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즉, 추가 상장에 준하는 절차 없이 2.5% 이상 본주를 ADR로 전환하는 것은 현 시점에서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일례로 ADR 1억 7790만 주 중 1000만 주가 본주로 전환돼 국내로 유입되면 미국 증시에선 이 주식이 사라진다. 이후 다시 본주가 ADR로 돌아갈 때 소각됐던 1000만 주가 부활해야 한다. 이 같은 왕복 과정에서 매번 소각됐던 주식을 재상장해야하는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 상장된 ADR의 10배를 형식적인 수탁 한도로 등록해놨다는 의미다.
유사 사례인 TSMC도 자연적인 전환이 아닌, 수년간 추가 상장에 준하는 절차를 통해 ADR 비중을 늘려왔다. TSMC의 ADR 비중은 상장 당시인 1997년 2.9%에 불과했으나 현재 20.5%다. SEC에 따르면 TSMC 초기 투자자인 대만 국가발전기금과 필립스는 2001년부터 2007년까지 수차례에 걸쳐 구주를 ADR로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개별 주주 임의 신청이 아닌 TSMC 이사회와 대만 금융감독위원회(FSC)의 승인, SEC 등록 등 사실상 추가 공모와 다름 없는 절차를 밟아야 했다.
결과적으로 예탁원의 신주 등록 시점과 무관하게 본주를 ADR로 넘겨 프리미엄을 지우는 방식은 현시점에서 불가능한 셈이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TSMC처럼 주주 요구와 당국 및 SK하이닉스 이사회 승인을 거친 추가 전환 절차가 선행되거나 본주와 ADR 간 자유로운 양방 전환이 가능하도록 국내 제도를 개편하지 않는한 ADR 전환을 통해 프리미엄을 단기에 해소하는 방안은 불가능하다”며 “당분간 시장 흐름에 따라 자연적으로 프리미엄 격차가 줄어들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